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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정비 조직 매각과 부평2공장 매각·고용 불안이 핵심 쟁점…인천 지역사회 “상권까지 휘청”
  • 기사등록 2025-08-25 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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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임금협상을 놓고 한국지엠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협상 초반부터 직영정비 조직 매각과 부평2공장 부지 매각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노사 관계가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노동조합은 지난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이후 갈등은 전면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쟁점은 ‘임금보다 고용’

 

이번 협상의 표면적 의제는 임금이지만, 진짜 갈등의 뿌리는 고용 안정에 있다.

 

노동조합은 “공장과 직영정비 부문 매각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부평2공장은 이미 2023년 생산이 중단된 상태지만, 이 부지 매각은 부평공장의 상징성과 축을 흔드는 조치로 노동자들에게 큰 불안감을 주고 있다. 노조는 “단순히 잉여 자산을 정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고용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한국지엠은 “경쟁력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세운다. 한 한국지엠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전동화와 신차 투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노조도 미래 투자를 위한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 파업 수위 높이는 노조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친 뒤, 8월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날 조합은 사내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으며, 이어 2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가 투쟁 지침을 확정하면서 조립사거리 농성장에 합류했다. 노조는 21일부터 26일까지 주·야간 4시간씩 파업을 이어가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의 한 간부는 “이번 파업은 단순히 임금 몇 퍼센트를 더 받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우리 삶터와 지역 경제, 그리고 장기적인 고용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노사갈등’에 긴장하는 인천 지역 사회

 

갈등의 파장은 회사 울타리를 넘어 인천 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인천 부평구에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을 두고 있어, 지역경제와 고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협력업체와 주변 상권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이 한국지엠 산업 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부평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한국지엠 직원들이 주된 손님인데 파업이 길어지면 매출에 바로 직격탄이 된다”며 “이미 경기가 나빠 문 닫는 가게가 많은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 전문가 “양보 없는 대립은 모두에 손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해법으로 ‘노사 간 신뢰 회복’을 꼽는다.

 

인천대 경제학과 김모 교수는 “한국지엠은 지역경제와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 여전히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매각과 구조조정 논리를 앞세우면 노조와 지역사회의 불신을 증폭시킨다”며 “고용 안정과 미래 투자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강경 투쟁은 기업 체질 개선을 가로막고 협상의 교착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합의냐, 파국이냐… 갈림길의 한국지엠 노사

 

한국지엠 노사 협상은 지금 상호 불신과 대립 속에서 ‘합의냐, 파국이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번 협상의 결과는 단지 기업 내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천 지역사회와 수많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생계, 더 나아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신뢰와도 직결된다.

 

노사 모두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피해는 결국 노동자와 지역 주민, 한국지엠, 나아가 국가 경제 전반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인천=고지섭기자

heraldgyeong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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